멕시코에서/영화, 연극 ,공연등 문화생활

극단 차이무 -엄마열전

justina60 2010. 11. 7. 00:29

◆공연제목: 엄마열전

◆공연일시: 2010.11.05

◆공연장소: 아트원씨어터

◆공연장르: 연극

◆출연배우:박지아,신혜경,박민영,이재혜,추현옥,오용

 

지난 번 썽난마고자 이후, 극단 차이무의 공연이라면 무조건 보리라...생각했었는데,

운좋게도 다시 후속작 엄마열전을 보게되었다.

 

 

 

김장철 앞두고, 시기적절하게 올려진 연극 '엄마열전'^^

앞집여자, 뒷집여자 할 것 없이,

여자들의 삶이란 모두가 빛깔만 다를뿐 같은 모양이로구나...

마치,

내이야기인양 무릎팍까지 쳐 가며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며느리들끼리 모여 김장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는데,

그 이야기 틈바구니 속으로 손녀딸이 끼어든다.

그러다보니

딸이었다가, 며느리이자 엄마였다가, 그리고 또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되어가는

여자의 일생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셈이 되고 말았는데....

 

 

어렸을 때,

할머니를 대하는 엄마를 보며, 가끔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모든것이 용서가 되던 손녀딸의 위치에서

시어머니 눈으로 보자면,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며느리가 되고보니

그 때,

할머니의 며느리였던 엄마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더랬다.

 

시어머니를 보내놓고,

손녀딸 앞에서는 되도록이면 좋은 이야기만 하고자 노력해보지만

결국,

너도나도 힘들었던 시집살이에 대한 푸념을 늘어 놓게된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듯,

이런 저런 사연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없을터인즉,

연극은

이렇게 김장을 버무리고 마무리 하는 과정속에 각자의 상처를 들어내고

서로 보듬어 안으면서,

김장의 완성과 함께 치유의 단계에 이르르게 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이 극을 지은이가 외국인이라는 것.^^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아줌마들의 수다 한판이 어찌나 걸판지던지..ㅎㅎ

변화무쌍한

멀티맨의 감초역활로 연극을 보는내내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한가지...

맛갈스런 김장 김치에 맥주, 그리고 돼지고기 보쌈까지...ㅠㅠ

퇴근후,

저녁도 먹지 못하고 달려갔던 터라

모락 모락 김이나는 보쌈에 막 버무린 김치, 그리고 맥주까지.

고문이 따로 없었다...^^

 

결국,

연극이 끝나자 마자 맥주한 잔.ㅎㅎ

늦은 시간이라 차마 보쌈은 먹지 못했지만,

맛있는 칼국수 집을 발견하는 행운도 있었다.

 

모녀지간에 보러가면 딱 좋을 여자들의 이야기

바로

'엄마 열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