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영화, 연극 ,공연등 문화생활

디센던트

justina60 2012. 1. 21. 13:30

 

◆제목: 디센던트

◆관람일시: 2012.1.20

◆관람장소:  서울극장

◆출연배우: 조지클루니 외...

 

 

이 영화로 주인공역인 조지 클루니가 골든 글로브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주연배우야 워낙 알려진 인물이라 일단 크게 실망할 일은 없겠구나..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역시...참 좋은 영화다..하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이 암에 걸려 있는 것 보다는 내 손가락에 박힌 가시하나가 더 아프게 느껴진다는...

그런 얘기가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주인공 조지 클루니(맷 킹)의 나래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하와이에서 남 보기에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는 변호사 맷 역시

사람들의 그런 일반적인 시선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하와이에 사는 사람들은 아파도 남들보다 더 가벼울 것 같고,

일상이 늘 휴가 같기만 한...

한 마디로 남의 손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라는...그런 의미가 내포된 나래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커다란 크라이멕스도 없이 시종일관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편안하게 봤던 영화였다.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첫 화면이 까만색이다가

화면 가득....요트를 타면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여자... 그리고 다시 까만 화면.......

 

 

 

넉넉한 유산, 그러나 그런 유산없이도 잘나가는 변호사 수임으로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맷의 아내는

그 요트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사실상 근래들어와 아내와 말 한 번 섞지 않고 지내고 있던 맷은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아내의 병상에서 앞으로는 정말 괜찮은 남편으로 잘 해 보겠노라...반성을 하면서

다짐을 한다.

 

그러나, 의사는 아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거라 선언을 하게되고

만약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다면 구차한 삶을 이어가지 않겠노라...장치를 제거하고 장기 기증을 서약한

아내의 유언에 따라 아내를 보낼 준비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천방지축 막내딸.

사춘기를 넘기며 엄마랑 한바탕하고선 말문을 막아버린 ... 큰 딸,

반항적으로 엇나가던 큰 딸에게  엄마의 예정된 죽음을 알리러 떠난 맷은

딸에게서 충격적인 아내의 외도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 사실을 계기로  큰 딸과 한 마음이 되어

숨겨진 엄마의 애인찿기....

(딸아이에게 아내의 외도 소식을 듣고 슬슬 돌변하는 조지클루니의 심정, 행동의 변화에

보는 사람은 어찌나 웃음이나던지..ㅎㅎ)

 

..........................................

 

 

 

 

결국, 아내의 애인을 찿고 소심한 복수도 하며 주변친구들, 가족들에게도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을 허락하고

마침내 아내를 바다로 떠나보낸 맷.

 

그리고....

맷은 거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두 딸과 스넥을 먹으면서 티비를 시청하는데,

그 때 티비에서는 남극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다.

세상에 가 보기 힘든 곳은 많지만

그 곳에서 살아가기 힘든 곳은 없다는 말과 함께,

남극의 과거, 현재 그리고 황제 팽귄 얘기가 흘러나온다.

문득

요근래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황제 팽귄의 부성애가 떠오르면서

가정의 가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을 꾸려나가야 하는 맷 킹의 부성애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가족은 한 곳에 모여 있지만 점점 각각의 섬이 되어 떨어져 나간다는..' 맷의 얘기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가 점점 아이들이 커 가면서 가족안에서도 각자 떠도는 섬처럼 살아가는게

우리 삶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고...

 

있을 때 서로에게 잘 하기.....

 

산산히 부서지고 해체될 뻔 했던 가족이 함께 둥지에 모여 서로 따듯한 시선으로 보듬어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영화속 메시지를 통해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영화 제목 The Descendants 가 의미하듯

조상 대대로 물려내려온 하와이의 노른자위 땅을 매각하느냐 마느냐...

결국, 내 노력없이 거머쥐게 될 거액의 돈 보다는

가족 대대로 내려온 자연 그대로의 땅을 원래 주인인 하와이 사람들을 위해

그대로 보전하겠다는...

그런 내용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거시적 안목 보다는

소소한 가족간의 갈등, 화해, 용서, 사랑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았던.

중간 중간 웃음을 주는 코믹까지....

차분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는 그런 가족 영화였다.